[리뷰] ‘슈퍼 펫 쇼 2017’…내년에는?

Posted by | 2017년 12월 12일 | TOP, 애니멀라이프

지난 9일~10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슈퍼 펫 쇼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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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채널A 언론사가 주최한 펫박람회여서 관심을 모았다. 협회나 전시 전문 대행사가 아닌 언론사가 왜 펫박람회를 주최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채널A에서는 ‘개밥 주는 남자 시즌1’에 이어 현재 시즌2를 인기리에 방송하고 있다. 시청률은 1.2%지만 케이블 방송에서 1프로가 넘어서면 나름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속에 시즌2까지 제작을 이어나갔고 방송 관계자(임원진)들 또한 또 다른 먹거리로 점점 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사진=채널A '개밥 주는 남자' 홈페이지 캡쳐

사진=채널A ‘개밥 주는 남자’ 홈페이지 캡쳐

 

그리고 폭풍 검색을 해보니 올 해 들어 부쩍 많아진 펫박람회가 눈에 들어왔을테고 방송을 넘어 직접 펫박람회를 개최, 반려동물 사업의 가능성에 대해 가늠해 보기 위한 것이라는 게 기자의 추측이다.

 

이제부터 올 해 마지막으로 열린 종합 펫박람회 ‘슈퍼 펫 쇼 2017’을 뒤돌아보자.

 

기자는 보통 1층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많이 가봤지만 코엑스 C3, C4홀?? 대체 어딘지.. 일단 뛰어난 방향감각을 믿고 삼성역에서 내려 코엑스 지하 통로 입구를 지나기전 어디로 가야할지 갈등. SM타운 보수공사하는 옆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무조건 직진.

 

1층에서 열리는 전시장 입구까지는 도착. 다른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펫쇼를 알리는 현수막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참만에 C홀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3층에 도착.

 

저기 멀리 펫쇼 현수막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곳곳에 현수막 좀 걸어두지..) 길치들은 족히 전시장 찾다 미로가 될 수도 있겠다.

 

도착 시간은 9일 토요일 점심시간 이후인 오후 1시. 접수대는 한가했다 북적이기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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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케이펫페어, 코펫이랑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입구로 들어서자 부스들이 펼쳐졌다. 여느 풍경과 크게 다른 점은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이 안 된다는 것. 오로지 닝겐만 관람할 수 있다. 그것이 코엑스의 불문율. 그도 그럴것이 단독 전시장이 아닌 식당이 있는 복합쇼핑몰이라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아니나 다를까 전시장 입구에서는 강아지랑 함께 왔다가 들어가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 잠시 쉬며 어떻게 할지를 망설이는 관람객들이 보였다. 멀리서부터 보아도 얼굴 빛이 상당히 어둡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다가가 낯선이를 보며 벌벌 떠는 강아지에게는 미안하지만 관람객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관람객의 임팩트 있는 한 마디. “반려동물 박람회인데 반려동물 동반 입장이 안 된다는게 말이 되나요? 누구를 위한 박람회죠?”. 기자는 기사를 쓰기 위해 리플릿을 자세히 봐서 반려동물 동반이 되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몰랐냐고 묻자 “그건 미처 확인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갈 곳 잃은 관람객과 벌벌 떨고 있는 강아지. 안타까웠지만 발길을 돌렸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서니 여러 부스가 보였다. 이 부스는 흡사 남대문 떨이상을 연상케했다. 개인적으로 이런식으로 물건 쭉 깔아놓고 엄청난 할인율로 관람객들을 유혹하는 모습은 전시장 취지와도 안 맞고 전시장의 급을 떨어뜨리는 행위 같아 썩 내키지는 않았다. 뭐 판매자와 구매자가 있으니 장사가 잘 되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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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부와 어린 딸이 구경왔다.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인형 강아지를 이쁘다고 꼭 껴안고 있는 애기가 안타깝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지 아니면 근처에 왔다가 전시장에 들렀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처럼 강아지와 고양이를 대체하는 인형들이 부스 모델들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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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저 멀리 캥거루와 얼룩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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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너를 구경하는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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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강아지 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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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샤워시키는 용품.(그런데 왼쪽 두 번째 제품은 89만원? 잘 못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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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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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알 같은…(이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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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전반적으로 강아지들이 없어서 그런지 차분한 분위기였다. 관람객들도 많지도 적지도 않은 여유롭게 관람하기에 적당한 번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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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상단에는 모 사료회사에서 열심히 홍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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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 둘러보고 나오는데 역시 갈 곳 잃은 댕댕이 한 마리가 슬픈 눈으로 쳐다본다. 이름은 ‘럭키’. 오늘은 불행하구나.. 맛있는 간식 먹으러 나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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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질문에 럭키 견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반려동물 못 데리고 들어가는 박람회가 어딨어요”라며 “오랫동안 줄 서서 회원가입 했는데 샘플 사료 조그만거 하나 주고… 반려동물 출입이 안 되면 사전에 공지를 제대로 좀 해줘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코엑스가 동물 출입이 안 되는 곳 이라잖아요? 그런데 웃긴 건 뭔지 아세요? 바로 여기 전시장 앞까지 얘(강아지) 데리고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들어왔다는 거에요. 아무런 주의 문구도 없구요”라며 불꽃 불만들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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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반려인들의 가장 큰 불만은 사랑하는 반려동물들과 함께 구경하지 못 한다는 점이다. 그 어떤 좋은 사료와 간식,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어도 이들에게는 반쪽짜리 전시회일 뿐.

 

하지만 장점도 있다. 서울 외곽이 아닌 접근성이 뛰어난 삼성역. 여러 전시장 운영 경험이 있는 코엑스 전시팀. 강아지들이 없어서 땅 밑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아도 되는 점. 은근 스트레스 받을 반려동물들을 위한 배려, 핫한 김생민을 볼 수 있고 개밥 주는 남자 출연진도 볼 수 있는 덤 등등.

 

이번이 1회인 ‘슈퍼펫쇼’. 약 60여개 업체가 참석했다. 보통 사료, 간식이 거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스와는 다르게 이번 전시회에서는 알만한 사료 회사 2곳만 참여했다. 가장 큰 사료회사 중 한 곳은 본사가 삼성동 코엑스 바로 앞인데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최 측에서 내년에 전시회를 다시 열게 된다면 반려인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그런 진심이 깃든 전시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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