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빛을 찾은, 루루

Posted by | 2016년 02월 03일 | TOP, 애니멀라이프

이 강아지가 같은 강아지인게 믿겨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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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후 새로운 가족을 만난 후

루루로 불리게 된 강아지.

루루에겐 어떤 과거가 있었던 것일까요?

 

루루는 강아지 번식장에서

작년 4월에 구조된 아이입니다.

강아지를 키우거나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강아지 공장이 무엇인지 잘 아실겁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강아지 공장

존재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강아지 공장이라는 건,

이미 다 커 버려 상품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개들,

경매장에서 낙찰되지 못한 개들,

병에 걸린 개들이 팔려와 어미 개가 되고,

새끼 강아지들을 기계같이

생산해 내는 것을 말합니다.

참으로 말로 표현 못 할 환경속에서

차마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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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카라

 

이 강아지 공장에서 루루는 방치되어

근근히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나이는 5살, 암컷, 말티즈 종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루루는

출산경험이 없는 걸로 봐서

어미견은 아니었던 걸로 파악됩니다.

루루는 발견 당시, 음식을 편하게 먹거나

심지어 배변마저 곤란 할 정도로

털이 자라 마치 갑옷처럼 뭉쳐 있었습니다.

털의 상태로 보아 최소 1년 이상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오랫동안 털을 깍지 않은 상태여서

피부상태 또한 좋지 않았습니다.

피부는 곳곳이 변색되어 있었고,

발바닥도 변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간수치가 매우 높았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치료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루루는 그렇게 강아지 공장에서

지옥 같은 삶을 뒤로하고

카라 아름품 입양카페로 들어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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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는 입양카페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게 됩니다.

입양은 다른 강아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약이 없습니다.

그냥 기다리는 것 밖에는…

다행히 루루는 3개월이 안되어 입양되게됩니다.

그것도 마음씨 착한 엄마, 아빠, 아이

그리고 동갑내기 친구가 있는

행복한 가정으로 말입니다.

 

루루가 현재 가족과 함께

사는 곳은 경기도 남양주시.

루루가 잘 살고 있는지,

많이 밝아졌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실례를 무릅쓰고 가정 방문을 조심스레 여쭤봤습니다.

다행히 입양자 분들께서는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습니다.

가벼운 걸음으로 루루를 만나러 갑니다.

 

집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엄청 짖을 거란 상상에

괜히 도둑이 된 기분입니다.

늘 강아지가 있는 가정이나 회사에

취재를 갈때면 같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바비라는 하얀색 말티즈 강아지가

몇 번 째려보고 킁킁 거리기를 몇 번 하더니

경계를 풀고 앞발을 들고 장난을 쳐옵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좀 시간이 지나야지만 가능한 일인데

바비는 초면에 붙임성이 매우 좋습니다.

바비같은 강아지들은 좀처럼 없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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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를 보면서도 재빨리

눈을 돌려 루루를 찾습니다.

역시 무서워서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눈치를 봅니다.

짖지도 않습니다.

잔뜩 주눅든 표정으로

낯선이의 방문을 무서워합니다.

전 루루가 보고 싶어서

멀리까지 왔는데 말이죠.

제 맘은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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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이 루루, 오른쪽 바비

 

Q. 루루는 어떻게 데리고 오게 되셨나요?

(루루 엄마 : 한윤신 씨)

대학생때 루루라는

요크셔테리어를 키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조카도 같이 살았는데

개 털 때문인지 피부가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보내게 되었어요.

3년이란 시간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 당시엔 정말 힘들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혼을 했고

예쁜 딸을 키우고 있었을 때

어느날 꿈을 꾸었어요.

꿈에서 하얀색 말티즈가 보였는데

너무 예쁜거에요.

그냥 개꿈이겠지 하고 지나쳤는데…

며칠 후 우연히 카라 입양사이트를 보다가

꿈에서 본 강아지랑 똑같이 생긴

강아지 입양공고를 보게되었어요.

그래서 이 강아지가 나한테 운명이라 생각하고

데려오기로 결심을 하게 된 것이죠.

평소에 유기견을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꿈속에 루루가 나와서 고민 없이 바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입양신청을 하고 나서도

다른 사람이 입양 해가면 어쩌지 하고

노심초사 했어요.

몇 번이고 담당자한테 전화해 확인하고 그랬어요.

결국엔 작년 7월 13일에

저희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답니다.



Q. 루루가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상태여서 그런지

처음엔 정말 적응을 못했어요.

배변도 제 멋대로고, 불안해서 한 곳을 계속 돌고,

스트레스 받아서 몸도 빨갛게 되고,

식탐이 있는지 주는 대로 마구 먹었어요.

물도 한번에 원샷 하고 아무곳에나 엄청

볼일을 봐서 처음엔 남편도 저도 루루도 힘들었어요.

다행히 바비가 있어서 그나마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안 되겠다 싶어서

밤에 잘때는 꼭 껴안고 잤어요.

그것이 유일하게 루루를 헤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표현하는 방법이라 생각해서요.

그러고나니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세 달째는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넉 달째는 도망가지 않더라구요.

이제 반년이 지났는데 먼저 와서

장난도 걸고 누워있으면

머리맡에 와서 만져달라고도 해요.

등에 원래 있었던 피부병도

병원에서 고치기 힘들다고 했는데

저희 집에 오고 나서

어느덧 깨끗하게 나아졌더라구요.

약 보다는 제 진심이 통했던 것 같아요.

아는 분들이 집에 올때마다

루루가 계속 달라지는

모습을 보시고는 신기해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 배변을 100% 가리지는 못해요.

만지는 것도 조심스럽구요.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면 나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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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비랑은 마찰 없이 잘 지내나요?

보통 원래 있던 개들은

다른 개들이 오면 텃새를 부리잖아요?

그런데 바비는 신기하게도 그런게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말없이 루루를

지켜보면서 뭐든지 양보했어요.

심지어는 자기 사료를 먹어치우는

루루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지나쳤죠.

애견카페에 가면 다른 개들이

루루를 못 살게 할것 같으면

바비가 달려와서 으르렁 거리면서 지켜줬어요.

마치 보디가드처럼요.

참 대견스럽더라구요.

바비도 루루가 상처가 있는 아이인줄 알고

말없이 잘 보살펴주는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둘이 의지하면서

잘 지내는 친구가 되어 참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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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간식먹는 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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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간식먹는 루루

 

Q. 유기견을 입양하시려는 분들게 조언을 하신다면?

만약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시려고 한다면

유기견은 생각보다 힘들 수가 있어요.

강아지를 키워보신 경험이 있는 사람도 힘든걸요.

유기견 강아지들의 특징이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다친 아이들이잖아요?

적응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걸 각오하셔야해요.

그리고 사람과 강아지 모두 적응하기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요.

힘들때면 혼자 끙끙앓지 말고

상담을 요청해서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노력하는게 좋은 방법이에요.

그리고 온 가족이 공감대를 형성해야해요.

누구하나 강아지 키우는걸 꺼려하면 힘들어요.

또, 만만치 않은 병원비를 부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준비가 되어야 덜 힘듭니다.

강아지도 사람과 같은 똑같은 생명이잖아요.

아플때면 사람보다 불쌍하죠.

어디 아프다고 말도 못하고…

 

Q. 실례되는 질문인데 바비, 루루가 세상을 떠나면 또 강아지를 키우실건가요?

저랑 남편, 딸 모두 강아지를 엄첨 좋아해요.

남편도 어렸을때부터 동네 떠도는

유기견을 데려다가 키우고

몇 번 보낼만큼 애견인이에요.

나중에 아이들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그때도 망설이지 않고 유기견을 입양할겁니다.

그땐 지금보다 유기견 돌보는데

더 프로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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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친 제 손은

잘근잘근 깨문 바비의 침으로 샤워를 했습니다.

루루도 낯선 제가 궁금했던지

인터뷰 중간중간 와서 제 동태를 파악하고

왔다갔다 하길 수차례,

모른척 주먹쥔 손을 내밀자

혀로 한번 낼름거리고 갑니다.

싫지는 않았나 봅니다.

나름 제 맘이 전달된거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인생의 1/3을 암흑에서 살아야만 했던 루루.

이제 여생은 마음씨 좋은 엄마, 아빠, 언니,

친구 바비랑 함께 정말로

행복하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루루 집에 방문했을 때

바비가 제 손을 잘근잘근 씹었던 것처럼

루루가 제 손을 씹었으면 좋겠습니다.

설령 손가락에 살짝 상처가나더라도

루루한테 얼마든지 내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루루야 더 밝아져라!

네가 받은 사랑을 이제는 엄마, 아빠한테

선사하길 바란다~

또 보자꾸나^^

(이런 제 맘도 모르고 루루는

간다는 저를 아는척도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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