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코끼리 또다시 사냥에 희생당해

Posted by | 2015년 10월 22일 | 사건/사고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

미국의 치과의사에 의해 살해된 지 넉 달이 지났습니다.

짐바브웨 국민은 실의와 분노에 빠졌을 테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치과의사는 사냥에 필요한 합법적 절차를 밟았고 구비서류를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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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cbsnews

 

이번에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코끼리 중 한 마리를

독일 남성 역시 4만 불을 내고 코끼리를 사냥했습니다.

그는 21일간 사냥을 계속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말인즉슨 앞으로도 짐바브웨의 동물들은 죽어 나갈 것입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사냥은 불법이라 여겨지지만, 합법이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산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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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africageographic

 

인류는 수렵과 채집으로 음식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죠.

하지만 먹을 것이 풍족해지며 사냥의 성격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문명과 단절된 일부 부족은 아직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하지만,

문명사회에서 사냥을 즐기는 이들에게 사냥은 오락이고 레포츠 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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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은 가장 남성적인 레포츠 중 하나일 것입니다.

큰 물고기를 낚을수록 인정받는 낚시처럼,

강한 사냥감을 잡을수록 인정받습니다.

맹수인 사자나 몸집이 가장 크다는 코끼리를 잡았다면 성취감이 엄청나겠지요.

자연을 제압하고 왕으로 군림하고픈 본능이 묻어나는 것입니다.

강인함과 남성스러움의 상징이지요.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들의 용맹함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등장하는 구절이 ‘몇 살 때 호랑이를 잡았다’는 식이니까요.

weguidealaska

얼마 전 서울시 성동구는 ‘사냥축제’를 기획했다가 비난을 받았습니다.

물론 동물 탈을 쓴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동물복지와 공존을 외치는 요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었습니다.

SBS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정글의 법칙’ 이후

이른바 ‘생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여기저기서 방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방송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온갖 희귀 야생동물을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출연자가 야생동물을 죽이는 화면에 ‘해냈다!’ 같은 자막을 보는 건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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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은 레포츠도 아니고 재미있는 일도 아닙니다.

인간의 성취를 위해 동물들의 희생이 따릅니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의 목숨을 끊으며

인간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것이

결코 그 사람의 강인함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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