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그들을 후원하겠습니까? ‘동물 쇼'의 불편한 진실

Posted by | 2015년 08월 18일 | TOP, 애니멀라이프

오랑우탄 ‘우탄이’는 고양시에 있는 A 동물원의 인기스타였다. 사람처럼 옷을 입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우탄이는 다수의 방송에도 출연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우탄이는 2012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람 옷을 입고 쇼를 하고, 쇼가 끝나면 좁은 시멘트 우리에 갇혀 지냈다. 처참한 환경 속에 어릿광대로 살아야 했다. 그런 우탄이를 눈여겨본 동물보호단체에서 우탄이의 손가락 인대가 고의적으로 잘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했지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참혹한 삶을 살던 우탄이는 지금 편히 잠들었을까? 우탄이의 현재는 더욱 처참하다. 우탄이는 해당 동물원에 박제되어있다. 뼈와 살을 발라낸 가죽 속에 우레탄을 채운 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고통 받고 있다. 그리고 우탄이의 빈자리는 유입 경로가 분명하지 않은 또 한 마리의 오랑우탄 ‘오랑이’가 채우고 있다. 우탄이로부터 끔찍한 고통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같은 동물원의 암사자 ‘타로’는 어린이와 기념촬영을 하기도 한다. 동물보호단체가 촬영한 사진에 의하면 타로는 송곳니 네 개를 모두 잃은 상태다. 동물원 측의 강제적인 발치나 절단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동물보호단체는 전문가의 소견을 빌어 고발장을 제출했으나, 역시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해당 동물원은 사육사가 바다코끼리를 수차례 발로 걷어차는 등 가혹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어 곤욕을 치르는 듯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며, 잔혹한 동물 쇼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멈추지 않고 있다.

비단 A 동물원 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물원에서 행해지는 동물 쇼의 동물들은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체 고통스러운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원숭이 쇼에 동원되는 원숭이들은 사람처럼 걷기 위해 양팔을 뒤로 묶고 2족 보행을 하는 훈련을 받는다. 물론 훈련 과정에서 구타를 당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코끼리 쇼의 코끼리들은 쇠꼬챙이에 찔린 흔적과 구타당한 흉터로 가득하다. 동물 쇼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은 참담한 현실에서 인간의 웃음거리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은 마련되어있지 않다.

미국에서는 범고래 조련사가 범고래에게 공격당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동물 쇼의 단골손님인 범고래와 돌고래는 평생 바닷속에서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며 산다. 그들에게 산다는 것은 이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좁디좁은 수족관에 갇힌 범고래와 돌고래는 사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것에 가깝다. 이런 고래들이 콘크리트에 갇혀 사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동물 쇼는 귀엽고 재밌다. 하지만 동물 쇼의 이면에는 가혹한 훈련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쇼 동물이 동물 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죽음뿐이다. 그들은 죽을 때까지 쇼에 이용된다. 그리고 죽으면 대체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우리가 동물 쇼를 보는 것을 멈추면 동물 쇼도 멈춘다. 동물 쇼를 보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은 그들의 가학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를 후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 이상 그들의 후원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쇼의 주된 타깃인 어린이들이 체험과 교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동물 쇼의 잔인한 이면을 인식하고, 동물과 생태계를 왜곡하여 인식하지 않도록 올바른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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