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의 또 다른 학대! 교감

Posted by | 2015년 09월 09일 | 애니멀라이프

육아 예능이 여전히 인기다.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인 육아 예능의 단골 소재 중 하나가 바로 동물원 방문이다.

아이들은 동물과 교감하기도 하고, 무서워 까무러치고, 도망치거나 울기도 한다.

어쨌거나 아이와 동물의 조합은 방송하기 참 좋은 그림이다.

‘체험 동물원’ 이라는 이름의 동물원들이 도심 곳곳에 생겨나며 방문이 더욱 용이해졌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작은 동물부터 파충류까지 만져보며 교감할 수 있다.

체험 동물원이 내세우는 것이 바로 교감이다.

하지만 교감이라는 단어는 순전히 사람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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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

우리가 말하는 교감은 눈을 마주치는 것, 만지는 것이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은 겁 없이 동물을 만지고 눈을 마주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두 눈을 마주치며 다가가면 동물의 입장에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기분이 나쁘거나 겁을 먹은 동물이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다.

만지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체험 동물원의 이점은 아이들이 동물을 마음껏 만질 수 있다는 것.

부드럽고 귀여운 동물을 손에 쥔 아이들은 얼마나 즐거울까?

하지만 육지에서 생활하는 동물이 땅으로부터 한참 떨어지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더구나 손이 작고 힘이 완전하지 않은 아이들은 동물을 떨어뜨리기 쉽다.

낯선 손에 들어 올려지는 동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폐사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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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동물자유연대

지난 8월 경남의 한 체험 동물원이 문을 닫았다.

폐업과 함께 왈라비, 토끼 등 포유류와 비단뱀 등 17종 26마리의 동물 사체가

쓰레기통 등에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그중 절반 이상이 국제 멸종위기 종이었다.

동물보호단체가 확인한 결과, 해당 시에서는 동물원의 존재 여부도 알지 못했다.

마땅한 법안이 없어 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나 동물원을 개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지가 맞는다는데 도전 못 할 이유가 없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체험 동물원들은 유행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곳에 사는 온갖 동물들은 어떻게 될까?

생명을 경시하는 사업주들에 의해 운영되는 동물원이라면 폐기의 절차를 밟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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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라나는 자녀에게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체험학습은 필요하다.

하지만 자녀의 체험을 위해 동물들의 고통이 수반된다면,

과연 바람직한 교감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교감을 통한 교육 효과도 좋지만,

교감 이면에 있는 동물들의 희생과 고통을 알려주고

아이들과 동물이 같이 교감하며 좋아할 수 있는 진정한 체험동물원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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