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개농장' 최소 2800곳…매일 2740마리 죽어나가는 꼴

Posted by | 2017년 06월 23일 | TOP, 애니멀라이프

반려동물 1000만인 시대이지만 ‘세계 유일 식용 개농장’ 3000곳에서 1년에 100만 마리 이상의 개들이 식용으로 도살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카라 제공

사진=카라 제공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 이하 카라)는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식용 개농장 실태조사’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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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는 식용 개농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환경부로부터 가축분뇨처리시설 신고 의무 개농장 자료를 요구, 취합·분석해 지난 2016년 8월부터 최근까지 10개월간 경기도 김포와 여주, 강원도 원주, 경북 김천 등 샘플지역에 대한 필드조사를 시행해 개농장의 사육실태와 가축분뇨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8평 이상 가축분뇨처리시설 신고 의무가 있는 개농장이 최소 2862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개농장에서 최소 781740 마리의 개들이 사육되고 있으며, 개농장 한 곳당 평균 273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이다. 산속이나 외진 곳에서 사육되거나, 신고 되지 않은 18평 이하 중소규모 개농장까지 포함하면 개농장의 규모는 훨씬 클 것이며, 통계로 잡히지 않은 개농장까지 고려한다면 연간 100만 마리 이상의 개들이 식용으로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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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유기동물이 평균 88마리 안락사 또는 폐사되는 반면, 소위 ‘식용’ 으로 개농장에서 죽어가는 개의 수는 일일 최소 2740 마리로 추정. 개식용으로 죽어가는 개는 유기동물로 죽어가는 수보다 무려 30배가 넘는 꼴이다.

 

소와 돼지와 같이 허가된 별도의 도축장이 없기 때문에 개식용을 위한 도살은 대부분 개별 농장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개들은 개농장에서 직접 또는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도살장에서 도살되어 식용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농장 수를 살펴보면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경기도가 압도적으로 많은 744개로 전국 개농장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경상북도(396개, 13.8%), ▲충청북도(379개, 13.2%), ▲충청남도(372개, 13%), ▲전라남도(197개, 6.9%) 순이다.

 

신고된 개 사육마리 수는 경기도가 22만1504 마리(28.3%)로 1위, ▲충청북도(125,052마리, 16%), ▲충청남도(99,900마리, 12.8%), ▲경상북도(94,434마리, 12.1%), ▲전라남도(63,537마리, 8.1%) 순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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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국적으로 1천 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공장식 기업형 개농장만도 77개(2.7%)가 넘는다. 개농장 내에서의 번식이 자유롭고 신고 사육두수의 부정확함을 감안하여 실제 ‘대형’이라 할 수 있는 500마리 이상 사육두수 신고 농가를 포함하면, 한국의 기업형 개농장은 전국적으로 422개에 달한다.

 

모든 개농장에서 개들은 대소변이 바닥으로 투과되는 배터리케이지 형태의 ‘뜬장’에서 사육되고 있었으며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케이지 안에 물이 비치된 개농장은 20여개 농장 중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용 개농장에서 최소 1백만 마리 이상의 개들을 사육하고 있으나 관리기준은 개농장에서 배출되는 분뇨처리 상황 점검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전국 식용 개농장의 가축분뇨처리 신고 유형은 퇴비화 2,518곳, 공공처리 133곳, 영농조합을 이용하는 경우가 28곳이며, 처리 방법이 기재되지 않은 곳도 183건에 달했다. 집계된 처리방법 중 퇴비화가 99%로 압도적으로 많으나 실제 처리 상황은 뜬장 아래 변을 방치해 해충과 냄새를 유발하거나 땅에 스며들어 흘러가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년간 개 사육시설 3,411개 (식용 개농장 2862개, 동물 생산업소 등 비식용 목적 개 사육시설 549개)에 대한 점검회수는 총 5,758건이었으며, 위반건수는 총 750건(13%) 이었다. 연간 평균 823개 시설에 대해서만 진행된 것이다. 1곳의 시군구에서 1년에 평균 3.64개만 점검하는 셈이다.

 

카라 임순례 대표는 “식용 개농장의 난립과 정부의 관리 소홀은 공장식 기업형 개농장으로 귀결됐다. 반려견과 다르지 않은 개들이 하루 평균 2740마리 이상 도살되는 현실을 만들었다”며 “정부는 그 어떤 관리체계 없이 방치된 개농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가 심각한 지역부터 집중적인 동물보호 단속 점검에 나서 동물보호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반려동물 1000만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개식용 농장’에 대한 단계적 폐쇄를 위한 공론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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