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자가접종 정말 괜찮을까?

Posted by | 2015년 12월 10일 | TOP, 애니멀라이프

반려인 사이에선 자가접종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다.

주사기와 약품을 구매해

반려동물에게 꼭 필요한 예방접종을

직접 하는 것이다.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는 장점 때문인지

나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자가접종하는 법, 의약품 구매기 등을

공유하기도 하고 비의료인 사이에 교육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자가접종은 과연 안전할까?

 

사진1

이미지=네이버 캡쳐화면

자가접종에 성공한 견주들은

접종이 쉽다고 착각해

자가접종 전도사가 되곤 한다.

그러나 접종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장 겸 고려동물병원장

“접종을 하려면 반려견의 건강상태,

체중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진단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생략하고

접종을 하니 위험한 것이다.

의사도 반려견이 아프다고

집에서 진료 하진 않는다.

병원에서 체크해야할 것들이 있다”라며

“수의학적 판단 없이 주사를 놓는 것은 위험하다.

단순히 주사를 놓는 행위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의사법상 주사를 놓을 자격은

수의사에게만 있다.

의료 관련 교육을 수료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주사를 놓아도 불법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견주(묘주 등 모든 축주 포함)가

하는 의료행위를 합법으로 명시(수의사법 시행령 12조 3항)하고

있으니 제도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noname01

 

무분별한 자가접종 행위에는

일부 약국도 한몫을 하고 있다.

동물용 의약품을 판매하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

허술한 제도를 발판삼아

직접 진료 행위를 하는가 하면

온라인을 통해 자가접종 교육을 하는 등

자가접종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자가접종으로 인한 피해는

약사가 책임지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이차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허 회장은 “약품의 사후처리도 문제다.

의료도구와 의약품은 전문 업체에서

따로 처분해야 하지만

가정에선 그냥 버리기 때문에 위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동물용 의약품의 구매가 너무 쉽다 보니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동물 마취제를 이용한

납치사건 및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2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

허 회장은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94년에 만든 수의사법 시행령을 수정해야 한다.

‘자기가 사육하는 동물에 대한

진료행위 또는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비업무로 수행하는 무상 진료행위’를

허하고 있는데

이를 축산업자에 한하도록 축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가접종으로 인해

동물이 상해를 입을 경우

누구도 대신 책임지지 않는다.

피해사례를 보면,

‘피하주사를 근육에 놓았더니 바들바들 떤다’

‘주사를 놓았는데 약의 반을 흘렸다’

‘모르고 희석제를 섞지 않았다’ 등

동물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많다.

이들은 하나같이 “어쩌면 좋죠?” 하며

뒤늦은 도움을 청하고 있다.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것은

수의사지 네티즌이 아니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Veterinarian doctor with syringe and cute dog looking.  Focus is on the dog.

자가접종을 현명한 소비쯤으로 착각한다면

이내 큰 화를 부를 것이다.

자녀에게 직접 주사를 놓으며

합리적이고 좋지 않냐고 말하는 부모가 있다면

참으로 엽기적인 일 아닐까?

자가접종의 일차적 피해자는 반려동물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한다면,

자가접종은 절대 금물이다.

[올치올치] 반려동물 전문 언론 ‘올치올치’에서는 동물병원 의료사고, 사료⋅간식⋅용품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사례, 각종 사건⋅사고 등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desk@olchiolchi.com)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