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를 한다는 패딩점퍼 매장 실태

Posted by | 2015년 12월 18일 | TOP, 애니멀라이프

12월이 되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많이 띄는 옷이 있는데

바로 한 겨울의 필수품 패딩 점퍼다.

 

패딩(padding)이라는 말은 푹신하게 만들거나

형체를 잡기 위해 안에 넣는 속, 충전재를 뜻한다.

보통 패딩 점퍼의 이름을 보면 구스다운,

덕다운 등 다운이라는 단어가 꼭 붙는다.

다운(dowsn)은 조류의 가슴 부위 솜털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구스다운과 덕 다운 패딩을

즐겨 입지만 정작 패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마 그 과정을 알게 되는 순간

구스다운과 덕 다운 패딩을 입는 것이

꺼려질지도 모르겠다.

 

작년 12월 미국 동물보호단체 PETA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구스다운 패딩을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거위의 털을

닥치는 대로 마구 잡아 뜯는다.

고통스러운 거위들은 그저 소리만

꽥꽥 지를 뿐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다.

보통 구스다운 점퍼 한 개에

약 15~25마리의 거위의 털이 들어간다.

털이 뽑히는 거위들은 몸에서

피가 나기도 하며 털을 뽑는 과정에서

살갗이 찢어져도 그 자리에서

바늘로 꿰매면 그만일 뿐,

털이 자라면 또다시 털이 뽑히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게 거위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5번~15번 정도 털이 뽑힌다.

유럽연합(EU)은 살아있는 거위나

오리의 털을 뽑는 행위를 금지시켰지만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실질적인 효력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거위털이나 오리의 털 채취 과정이 알려지며

비윤리적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다 보니

여러 의류업체에서 ‘인공충전재’ 점퍼를

잇따라 출시했다.

일부 의류업체들은 동물보호라는

명목하에 인공충전재 점퍼를 판다고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과연 업체의 말이 사실일까?

인공충전재 점퍼가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올치올치 취재진이 직접

서울의 A백화점 본점과

B백화점 본점의 8개 매장을 방문해봤다.

 

먼저 B매장의 경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패딩 점퍼들이 판매되고 있었지만

그중 인공충전재를 사용한

패딩 점퍼는 단 두 종류뿐이었다.

사진2

 

그중 한 개 제품의 라벨을 확인해본 결과

인공충전재를 쓰는 것은 맞았지만

모자에 달린 털은 라쿤의 털을 쓰고 있었다.

모자에 장식되는 털을 위해

라쿤은 평생을 비좁은 철장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엔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숨이 끊기기도 전에 가죽이 벗겨지며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동물보호라는 명목하에 옷에는

합성섬유 충전재를 쓰지만

모자의 털은 라쿤털을 쓰는

모순적인 옷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사진3

 

 

K와 C 매장을 가보니

의류 업체가 홍보한 것과는 달리

인공충전재 패딩 점퍼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인공충전재 패딩 점퍼가 없느냐고 직원에게 묻자

“잘 나가지 않아서 들여놓지 않는다”라고 했다.

어떻게 하면 구매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직원은

직영점에 가보라며 일반 매장에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브랜드 N 매장 역시

풍성하고 다양한 패딩 점퍼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모자에 달려있는 털의 경우

인조털을 쓰고 있었지만

인공충전재 패딩 점퍼는 단 한 종류뿐이었다.

사진4

 

그렇다면 인공충전재 패딩 점퍼에 대한

실제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취재진은 백화점 방문객 2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인공충전재 점퍼에 대해

알고 있냐는 질문에 20명 중 18명은

모른다고 답했으며

단 2명의 소비자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디자인, 가격, 기능이

모두 똑같다는 전제하에

인공소재와 천연소재가 있다면

어떤 제품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14명이 인공소재를 선택하고

4명은 천연소재를

2명은 둘 다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천연소재를 선택한 소비자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인공은 믿음이 안 간다”

“입어보지 않아서 신뢰하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흔히 사람들이 인공소재에 비해

천연소재가 따뜻하고

복원력이 뛰어나다고 알고 있다.

복원력이 좋을수록 섬유 사이사이에

공기층이 두껍게 형성되어

열이 밖으로 덜 빠져나가는데

인공소재의 경우

천연소재에 비해 복원력이 뛰어나

보온효과가 좋을 뿐 아니라

가격 역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구스다운의 경우 습기에 약하지만

인공충전재의 경우 습기에 강해

땀에 젖어도 일정 수준의

보온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사진5

이미지=SBS

 

여러 의류 업체들이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점을 배려해서

동물윤리라는 이름 아래

인공충전재 패딩 점퍼를 출시했다.

하지만 여러 매장을 방문해 본 결과

홍보와는 다르게 상품 자체가 없는 매장이

절반이었으며 나머지 매장의 경우 상품이 있긴 하지만

1~2종류뿐이었고

인공충전재 패딩 점퍼는 맞지만

모자의 털은 동물의 털을 사용하는 옷도 있었다.

사실 모자에 들어가는 동물의 털은

보온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멋을 위한 용도이다.

일부 업체들은 보온성을 보장한다는 듯이

과장하여 홍보를 하는데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모자에 달린

라쿤, 코요테 털을 보고

따뜻한 옷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점점 더 가볍고

따뜻한 인공소재 패딩 점퍼가

출시되고 있고 우리는 동물의 털이

들어간 옷을 입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의류업체의 트렌드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소비자이다.

소비자들이 인식을 개선하고

구스다운 보다는 인공충전재를

먼저 찾다 보면

고통받는 거위, 오리들이

차차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사진6

 

올 겨울 패딩을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인공충전재 패딩을 구매해

호갱님이 아닌 스마트한 소비자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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