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하 HSI)가 경기도 남양주에 소재한 식용견 농장에서 올해 마지막 식용견 구조활동을 진행했다.
이 농장에서 식용으로 도살되기 위해 길러지던 170여 마리의 개들은 모두 구조돼 미국, 영국, 캐나다로 보내지며, 현지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다가 입양절차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이번 식용견 구조 활동은 HSI가 국내에서 진행한 10번째 농장 폐쇄이자 올해의 마지막 식용견 구조활동으로, 지난 19대 국회 때 동물 복지를 위해 많은 활약을 했던 문정림 전(前) 의원이 함께했다.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170마리의 개들은 ‘식용견’이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진돗개나 도사견을 비롯, 골든 리트리버, 아프간 하운드, 오브차카, 치와와 믹스, 그레이 하운드, 비글 등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려견들이 섞여 있었다. HSI는 이번 농장을 포함해 그 동안 구조 활동을 벌였던 모든 식용견 농장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견종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I의 김나라 캠페인 매니저는 “대부분의 시민분들은 ‘식용견’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만, HSI가 직접 가본 모든 식용견 농장에서는 우리가 반려견으로 함께하며 아낌 없이 사랑을 주는 견종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심지어 이 개들은 전 주인이 해준 것으로 추정되는 목줄을 여전히 차고 있는 경우도 많아 마음이 더욱 아프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식용견 농장에서 도사견을 많이 키우는 이유는 도사견이 덩치는 크지만 보기와 다르게 사람에게 매우 친절하고 쉽게 마음을 열어주면서 유순해 농장주들이 다루기 쉽기 때문이다”며 “구조 과정에서 도사견들이 큰 덩치로 애교를 부리는 모습과 품 안에 파고드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반려견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HSI는 개식용 산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농장주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식용견 농장 폐쇄 및 구조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농장주들이 생명친화적이면서 지속가능한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번에 폐쇄한 농장을 운영했던 김 씨는 “처음에는 식용견 농장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시작했지만, 갈 수록 벌이가 좋지 않아 올해는 작년에 비해 거의 삼분의 일로 규모가 축소 됐다”며 “무엇보다 개를 좋아하는 어린 막내에게 지금 하는 일이 좋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농장 폐쇄를 결정하게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HSI는 지난 2014년 말부터 현재까지 농장주와의 합의를 통해 식용견 농장 폐쇄를 진행해 왔으며 약 1,222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