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치올치] 지난 6월 경기도 구리시의 한 동물병원에서 폐수종 치료를 받던 ‘하나'(말티즈, 여, 12세)는 보호자와 작별 인사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입원하지 하루 반나절만에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하나의 사진을 붙잡고 오늘도 보호자는 눈물로 밤을 지새고 있다.

사진=생전 하나 모습(보호자 A씨 제공 이하)

강아지 폐수종은 심장병으로 인해 혈액순환 장애가 생겨 폐에 물이 차게 되는 질환으로 호흡을 못 하게 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심한 경우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보호자 A씨는 “아이상태가 악화 되는데도 보호자에게 바로바로 알려주지도 않았으며 기존에 심장병이 있었고 가벼운 폐수종 증상만으로 간 아이에게 잘못되고 신중하지 못한 처치로 다른 질병까지 악화시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보호자 A씨는 반려견 하나가 심장병이 있어 다른 병원에 다니며 관리를 해오다 숨차하는 모습을 보여 집과 가깝기도 하고 기존에 폐수종 치료를 받았던 구리시의 모 동물병원에 입원했다.

사진=보호자가 평소에 하나의 호흡을 돕기 위해 만든 산소발생기(가정에서 사용)

당시 주치의는 퇴근한 상태였고 근무 중인 다른 수의사가 하나를 진료했다.

보호자 A씨 : “담당 수의사는 불친절해 보이기도 했고, 무성의하게 단답형으로 얘기했어요. 가벼운 폐수종이 온 것 같다며 신부전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이뇨처치를 천천히 한다고 했습니다. 아이(하나)가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 성격이어서 빨리 이뇨처치만 하고 물이 빠진걸 확인 후 바로 퇴원해서 집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당시 주치의랑 통화를 원했지만 거절당했구요”

진료 수의사는 곧 퇴근을 했고 야간 당직 수의사가 인수인계를 받았다. 하나가 걱정되어 A씨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신경써달라며 새벽 3시경 집으로 돌아왔다.

호흡이 좋다 안 좋다를 반복했던 하나는 결국 흉수까지 찼다.

보호자 A씨 : “지켜봐야 한다길래 저녁까지 병원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주치의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도 않고 다시 전화도 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24일(월) 오전 10시경 병원에 갔는데 하나가 거의 기절 상태로 누워서 잘 알아보지도 못 하더라구요. 물을 좀 먹이려고 내려놨더니 그 상태로 변을 지렸구요. 당시 수의사들은 하나 상태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주지도 않았습니다”

“몇 시간 후, 아이는 기침을 시작했고 폐까지 안 좋아졌다고 했어요. 하나는 거의 실신 직전 상태였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였어요. 저는 그저 죽어가는 아이를 지켜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 보호자는 케이지 밖에서 오열하며 3시간 가량을 주저앉아 있었다.

보호자 A씨 : “그 상황에서 뒤쪽에서 그 주치의랑 다른 수의사들은 뭐가 좋은지 낄낄거리며 웃고 있더라구요. 저는 더 이상 고통만 안겨준 이 병원에서 아이를 두고 싶지 않아 집으로 데려가기로 마음 먹고 산소캔을 준비해 하나를 안고 집으로 가는 도중 숨을 거뒀습니다..”

보호자 A씨는 힘겨웠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복받쳐 오르는 울음을 꾹 참으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심장병이 있고 폐수종이 온 아이에게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약물에 대한 부작용 설명도 없었고 보호자의 어떠한 동의도 받지 않고 임의로 처치해 아이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었습니다. 그런데 관할 구리시청과 농식품부에서는 이게 수의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아 저를 또 한번 죽이고 있습니다”

“주치의란 사람이 당일. 그 다음날까지도 아이 얼굴, 상태에 대해 한번도 확인 안 했으면서 보호자랑 상의 한마디 없이 함부로 처치했다는게 너무나도 화가납니다.. 병원에 올때까지도 저와 단 한번도 통화하지 않았구요, 병원에 있는 내내… 답답함과 불안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어 “몇 년을 쓰디쓴 약만 먹다간 아이… 상상도 못했던 마지막을 집에서 밥한끼 제대로 못 먹이고 보낸게 한이 되네요… 아이 안고 이틀을 있었는데 자고 있는거 같고 일어나서 짖을거 같았어요..”라며 끝내 참아왔던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다.

해당 동물병원의 주치의였던 B원장은 약물 처치에 있어서 잘못한 부분이 없다며 의료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병원 B원장 : “저는 소신껏 처치를 했기때문에 그 처치가 잘못됐다고 사과할 생각은 단 1도 없습니다. 실제로 교과서적으로도 도부타민이나 부토파놀에 대한 처치가 권장되어 있구요. 다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보호자와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 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구요. 저희 입장에서도 경제적으로 큰 타격도 입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법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았습니다”

죽어가는 하나와 오열하는 보호자 앞에서 웃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물병원 B원장 : “처치실이 오픈이 되어 있고 면회하는 공간은 자동문으로 나누어진 공간인데요, 바깥에서 수의사들끼리 다른 얘기를 하다가 웃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희 병원은 말도 하면 안되고 웃을 수도 없고 항상 애도만 해야 하는 병원이 되야 하는 거잖아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할인 경기도 구리시청과 농식품부에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구리시청 담당자(전직 수의사): “동물병원은 진료수의사를 등록하여야 하나, 야간 당직 수의사 등 진료 수의사 변경등록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경고) 조치를 취했습니다”

농식품부 담당자 : “입원치료 중 사용한 도부타민(심장 박동의 출력을 단기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쓰는 교감 신경 흥분제부작용으로 고혈압협심증두통흉통 등이 따른다)의 부작용에 대한 사전고지 및 부토파놀(몰핀의 3~7배, 메페리딘의 30~40배로 강한 진통작용)의 사용에 대한 사전고지가 없었던 사항에 대해 과잉진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현재 수의사법 상 동물병원 수의사의 진료부 발급 의무는 없습니다. 따라서 법에서 규정하지 않는 수의사의 자질 부족, 의료과실 등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소송을 통해서…”

관할 기관의 이러한 해석에 대해 보호자 A씨는 “예후가 불명확한 약물을 보호자의 동의없이 사용함으로 인해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아이가 죽었는데 수의사법 위반이 아닌 해석이 나왔다”며 개탄했다.

또, “병원에서는 진단서 및 진료기록부 등 아이에 대한 어떠한 자료도 주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마지막으로 “이게 수의사법 위반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경우에 법이 적용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돈이요? 전 병원에 단돈 10원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죽은 하나가 돌아오지 못하잖아요.. 생명을 다루는 수의사라는 사람이 책임감, 사명감도 없이 아이를 함부로 처치해 죽게 만든 사실이 원통할 뿐입니다..”

해당 동물병원은 진료 수의사 미등록으로 인한 행정처분인 경고를 받았고, 동물환자의 직접 진료없이 전화상담으로만 약품을 처방해 수의사법 위반으로 과태료 20만원의 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하나를 잃은 보호자는 모든 것을 잃은 듯 하루하루 허탈하게 살고 있다. 하나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소송도 고심하고 있지만, 설령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명백한 의료과실임을 보호자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나를 잃은 아픔은 보호자와 보호자 가족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상처로 남았고, 가족들은 오늘도 무지개다리를 건넌 하나의 사진만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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