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카페

지난해 여름 애견 카페라는 곳에 처음 가봤다. 10여 마리의 개들에 둘러싸여 교감하며 노는 상상을 하며 찾아갔다. 일반 카페보다는 조금 비싼 음료를 구입하고 카페에 입장하면, 카페의 개들과 놀 수 있고, 만질 수도 있다. 기대에 들뜬 마음은 이내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바뀌었다. 애견 카페의 개들은 다소 시크했다. 달려와 반겨주는 개들도 있는가 하면, 심드렁하니 누워있거나, 피곤해 보이는 개들도 있었다. 결국, 실망만 한 체 카페를 나왔다.

언젠가 유행처럼 애견 카페, 고양이 카페 등 동물카페가 잔뜩 생겨났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88곳의 동물 카페가 영업 중이며, 그 중 191곳이 애견 카페다. 그곳의 개들은 과연 행복할까?

앞서 언급한대로 애견 카페의 음료가 비싼 이유는 음료 가격에 일종의 입장료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이 입장료는 개를 만지고 놀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지불이기도 하다. 개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카페의 영업시간 동안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 사람들은 연신 사진 찍기에 바쁘고, 작은 개들을 들어 올려도 특별히 제지받지는 않는다.

대다수 카페는 개를 위한 간식을 판매한다. 서울의 모 카페는 고열량의 간식을 꽤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 간식을 구매한 손님은 개들에게 간식을 줄 수 있고, 개들은 간식 냄새에 달려든다. 손님은 순식간에 개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개들에게 무분별하게 간식을 급여할 경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여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하지만 간식값만 지불한다면 손님은 얼마든지 간식을 먹일 수 있고, 이에 대해서도 특별히 제지하지 않는다. 게다가 간식을 본 개들이 득달같이 달려드는 모습을 보면 개들이 굶주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개들의 생활환경도 문제다. 애견 카페에는 크기와 품종을 고려하지 않고 많게는 30여 마리를 한 공간에 몰아 놓는다. 심지어 토끼와 앵무새까지 한 공간에 들여다 놓은 곳도 있다. 개마다 적합한 환경이 다르지만, 이를 무시당한 체 개들은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건강에도 위협을 받는다.

애견 카페는 유행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만일 유행이 끝나고 인기가 시들면 업주들은 폐업하거나 업종 변경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개들은 어떻게 될까? 폐업 애견 카페의 개들은 대부분 보호소에 보내지거나 재분양된다. 유기되지 않는다면 다행이다. 엄밀히 말해 애견 카페의 개들은 매일 카페로 출근을 하고, 카페에서 노동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주인이 가져가는 것이다.

서울의 또 다른 애견 카페는 일정 시간이 되면 개들이 공연을 한다. 영특하고 앙증맞은 움직임에 손님들은 환호하고, 사진을 찍어댄다. 그러나 공연을 펼치기 위해 개들이 받았을 훈련의 과정이 얼마나 고달팠을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애견인이라 칭하는 사람들이 개들의 천진한 얼굴을 내걸고 장사를 하는 건 아닐까? 현행법에 의하면 동물 카페는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되어 별도의 절차 없이 누구나 차릴 수 있다. 무분별한 개업으로 희생당하는 개들이 사라지려면, 하루빨리 이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법안의 제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