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치올치] 며칠전 17년을 함께한 반려견 ‘아리’를 하늘나라로 보낸 반려인의 글이 네티즌들의 가슴을 아리게 하고 있다.

보호자는 “2019.08.17 12시05분 아리야 안녕”이라는 제목으로 17년간 아리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록한다.

보호자는 “2003년 3월 봄, 제가 중1때에 하얀 수컷 말티즈가 저희 집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하셨지만 결국 집에서 키울 수 있게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름은 ‘아리’로 지어주었습니다”라며 아리와 인연이 된 날을 회상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이하)

그렇게 7년이 흘러 보호자는 군대에 가고 아리도 성견이 되었다. 행복했던 시간은 여기까지 였을까?.. 아리는 백내장에 걸리고 만다. 전역 후 아리는 거의 실명상태였다. 하지만 아리는 씩씩하게 청각과 후각을 동원해 산책을 제외하고는 정상견처럼 행동했다.

2017년 미국으로 취직해 지난 6월 한국으로 돌아온 보호자에게 아리의 상태는 가슴아픔 그 자체였다.

몰라보게 여윈 몸과 군데군데 빠진 털, 기저귀, 이제는 형의 발소리를 들을 수 없는 귀, 종일 누워있는 일상 등… 보호자는 아리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다.

지난 16일 밥과 간식을 거부하던 아리는 보호자의 품에서 밤새 아프다고 말하듯이 끙끙 앓았다. 다음날 바로 동물병원으로 갔지만 수의사도 이제 2~3일 정도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락사를 극구반대하던 보호자는 아리가 너무 힘들어 하는 모습에 결국 안락사를 결정한다.

보호자는 “2019년 8월 17일 12시05분, 주사 놓기전 마지막 인사하고 아리는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평생 같이 있을줄만 알았던 아리는 먼저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리를 만질 수도 느낄 수도 볼 수도 맡을 수도 없는 지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어제 안락사하기전 진통제라도 하나 맞고 집에 데리고가서 맛있는거 하나라도 더 먹여주고 사랑한다고 한마디라도 더해주고 보내줄거라는 죄책감도 듭니다”라며 가슴아파한다.

마지막으로 보호자는 “아리야!! 하늘나라 잘갔어?? 거기서는 아프지도 말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지금까지 못했던 산책도 많이 해. 알았지? 형이 아리 조금 빨리 보내줘서 원망하는 거 아니지? 아리야, 형한테 와줘서 너무 고맙고 그리고 또 너무 미안해. 그래도 형이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형이 꼭 다시 데리러 갈게!!! 꼭 다시 만나! 아리야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가슴 아픈 사연을 읽은 네티즌들은 “사람이 저승으로 가면 먼저 가있던 반려견이 마중을 나온다고 하죠.. 아리도 꼭 글쓴이님 건강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그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힘내세요!”, “울 애기 해피도 3개월전에 하늘나라 갔어요 17살 아리랑 동갑이였어요 해피도 ..ㅎㅎ 아마 아리는 지금 해피만나서 서로 인사도 하고 여기저기 뛰어놀며 재밌게 지내고 있을거에요 !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기운내세요 하늘나라에 먼저간 강아지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있을 애기들 생각하면서 힘내자구요!”

“읽는 내내 울컥하네요.. 무지개다리 너머에서는 밝은눈으로 친구들과 뛰어놀거라 생각합니다.. 작년에 먼저간 동갑 우리 엽이랑 친구처럼 지내길..”

“저희 강아지도 월요일에 무지개다리 건너갔어요.. 고맙고 미안한맘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어디서 들은 강아지는 태어나 죽을때까지 한 주인이랑 함께한게 제일 행복이라는 말에 스스로 위안하고 있어요.. 힘내세요. 아리도 우리버드도 행복한 견생이었을거에요^^”등과 같이 위로와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보호자가 쓴 글 전문>

2003년 3월 봄, 제가 중1때에 하얀 수컷 말티즈가 저희 집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하셨지만 결국 집에서 키울 수 있게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름은 ‘아리’로 지어주었습니다.
아리가 온 뒤로 놀랍게도 집 분위기는 따뜻하고 화목하게 바뀌었습니다. 집에도 봄이 느껴졌었습니다.
2010년, 저와 아리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 아리는 어엿한 성견이 되었고 저는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철원에서 복무중이던 저는 절망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리가 백내장에 걸려 조만간 실명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아지는 워낙 후각과 청력이 발달되어있기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하였지만 이제 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습니다. 전역후 아리의 눈은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캄캄한 세상에서 아리는 처음에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대소변 실수도 했었지만 금세 적응하여 마치 앞이 보이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못하는게 딱 1가지 있다면 바로 산책이었습니다. 익숙한 집에서는 앞이 보이듯이 다니지만 새로운 곳으로 나가게 되면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침을 흘리고 안길려고 했습니다. 비록 산책은 못하였지만 백내장이 의심될만큼 대소변도 잘가리고 잘먹고 활달했습니다.

2017년에 저는 미국에 취직하게 되었지만 비자 문제로 2019년 6월에 한국으로 돌어오게 되었습니다. 돌어왔을때 아리는 17살…사람 나이로 약 100살… 못본 3년 사이에 아리는 정말 다른 강아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자주 하였기에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모습은 참담했습니다…아리 몸은 각종 적신호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제가 미국에 있을때 안락사 얘기도 오갔지만 제가 극구 반대했었습니다. 먹는 걸 좋아해 통통하던 녀석이 삐쩍 말라있었고 하얀 털은 여기저기 빠져있고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도 대소변 잘가리던 녀석이 지금은 기저귀를 차고 있고… 이제는 귀까지 잘들리지않아 제가 와도 반겨주질 못하고.. 짖을 힘이 없어 짖지 못하고.. 매일 뛰어놀던 녀석이 누워있기만 하고.. 지난 1달동안은 종종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진짜 얼마 안남아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밥과 간식을 잘먹었기에 당분간은 걱정안해도 되겠다 생각하며 스스로 안도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가기전에는 원래 아리가 저랑 안자고 항상 부모님이랑 잤는데 갔다온 이후에는 저랑 매일 자주어서 고마웠습니다.

2019년 8월16일… 아리가 밥도 간식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은 어머니가 손으로 간신히 떠먹여주셨는데 저녁은 그마저도 안먹었습니다. 아리가 노견이 되면서 건강이 오르락내리락했었기 때문에 내일이면 좋아질거야라는 기대감으로 아리와 침대에 누웠는데 17년 평생 아파도 내색 안하던 아리가 정말 아프다는 목소리로 끙끙 앓았습니다. 팔과 다리도 뻣뻣했습니다. 새벽 6시까지 잠을 못잔 저는 어머니 옆에 아리를 눕혀주고 10시쯤 눈을 떴습니다. 아리는 여전히 아파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서 20분 남짓 대기시간동안 아리는 제 품에서 너무 아프다고 저에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지금까지 아리 정말 잘키웠다고.. 2~3일 남은 것 같다고.. 그런데 지금 너무 힘들어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안락사를 극구 반대하였지만 아리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9년 8월17일 12시05분, 주사 놓기전 마지막 인사하고 아리는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평생 같이 있을줄만 알았던 아리는 먼저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화장하고 저녁에 아버지, 어머니, 누나, 매형, 조카와 함께 강가에 뿌려주었습니다. 워낙 소중한 아이라 납골당에 안치하고 싶었지만 실명되고 10년동안 집에서만 보낸 아리가 납골당이 답답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아리 보낼 때 얼마나 힘들지 예상되기에 강아지 이별글이나 영상보면서 아리붙잡고 울고불며 내성을 나름 다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주체할 수 없이 너무 슬프고 힘듭니다. 아리를 만질 수도 느낄 수도 볼 수도 맡을 수도 없는 지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어제 안락사하기전 진통제라도 하나 맞고 집에 데리고가서 맛있는거 하나라도 더 먹여주고 사랑한다고 한마디라도 더해주고 보내줄거라는 죄책감도 듭니다. 제가 가족이 없었던라면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제게 반려견이라기 보다는 친구로써의 의미가 더 컸던만큼 더 힘든것 같습니다. 오늘 낮에 아리 뿌려준 곳에 가서 아리가 죽기전날 밥을 못먹어서 가는길 배고플까봐 시저캔이랑 피부병때문에 못먹었던 간식두고 왔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리야!! 하늘나라 잘갔어?? 거기서는 아프지도 말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지금까지 못했던 산책도 많이 해. 알았지? 형이 아리 조금 빨리 보내줘서 원망하는 거 아니지? 아리야, 형한테 와줘서 너무 고맙고 그리고 또 너무 미안해. 그래도 형이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형이 꼭 다시 데리러 갈게!!! 꼭 다시 만나!
아리야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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