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다”…동물실험 중단 촉구

[올치올치] 지난 24일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전국동물활동가연대, 생명체학대방지포럼, 한국동물보호연합, 비글구조네트워크,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의 동물단체들이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실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이하)

단체들은 동물가면을 쓰고 피켓팅을 하는 한편, 의사 가운을 입은 사람이 토끼를 쇠사슬에 묶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이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실험 천국’, 대한민국을 고발합니다!

오늘은 ‘세계 실험동물의 날’입니다. 그리고 이 날은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들의 숫자를 줄일 것을 전세계적으로 촉구하는 날입니다.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에 끌려간 전쟁포로처럼, 실험에 동원된 동물들은 아무런 죄도 없이 고통스럽게 죽어갑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7년 308만 마리의 동물들을 동물실험에 사용하였으며, 그 중 2/3가 마취제 사용이 없는 등 동물들에게 심각한 고통과 통증을 유발하는 고통 D, E 등급의 실험이었습니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동물실험의 결과가 인간 임상실험에 나타날 확률은 5~10%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매년 약 1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비과학적으로 오히려 의학과 과학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동물실험은 과학이 아니라, 동전던지기만도 못한 도박이라는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에서는 동물실험보다 더 안전하고 과학적인 동물대체시험법을 연구, 개발, 실시하려는 노력들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5년새 동물실험이 70%가 증가하는 등 동물실험이 폭주하면서 대한민국은 동물실험 천국으로 전락하였습니다.

동물실험 지상주의, 동물실험 만능주의는 하루빨리 중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물실험에 대한 규제는 매우 부족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동물실험 천국의 제도적, 정책 개선에 손을 놓고 있어 문제입니다.

지난해 국내 유수 수의대들이 하나같이 육견농장이나 불법 번식장에서 실습할 동물을 조달하거나, 열악한 환경에 실험견을 방치하고 있어서 크게 개탄스럽습니다. 이러한 열악한 동물실험실태는 수의대 실험시설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며, 우리나라 전체 실험동물 시설의 문제이어서 경종을 울리게 합니다.

국내 유수 실험시설마저도 실험견을 아유스비츠를 연상시키는 심각한 고통과 스트레스에 방치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아 크게 우려됩니다.

이는 국내 동물보호법이 1980년대 미국이나 영국의 실험법제도에도 미치지 못하고, 모든 실험기준을 법률이나 의무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유럽연합과 달리, 중요한 모든 학대조항이나 복지내용을 권고사항에 불과한 ‘위원회 표준운영 가이드라인’이라는 행정지침으로만 관리하려는 정부의 방침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행정지침을 따르는 시설은 거의 없고, 실험동물시설의 복지환경은 매우 열악하여, 농장동물의 동물복지 인증농장의 기준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실험동물 현실이 매우 우려가 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농식품부는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한 규제 강화마저 추진하지 못하고 있고, 집권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실험동물에 대해서 제대로 된 정책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어서 크게 실망이 됩니다.

정치권은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앞다투어 공약을 발표하고 있으나, 고통받는 수백만의 실험동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공약이 없으며, 지난 대선 때 실험동물에 대한 규제의 선진화 등 동물단체와의 공식적인 협약마저도 과연 제대로 지켜지는가 크게 우려합니다.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입니다. 동물도 인간과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세계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실험시설, 정부, 정치권의 개탄스러운 환경을 고발하며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우리의 요구사항

첫째, 동물실험시설들은 생명을 제대로 다루는 윤리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을 심각히 반성하고, 인간의 편의만을 위한 불필요하고 무책임하며 잔인한 동물실험을 중단하여야 합니다.

둘째, 동물실험의 세가지 원칙인 실험동물의 숫자를 줄이고,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체시험법을 확산하고 실험동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여야 합니다.

셋째, 정부와 정치권은 실험동물의 5가지 자유가 보장되고, 동물들이 심각한 고통을 받지 않도록 보호받도록 동물보호법과 시행규칙을 하루빨리 개정하여야 합니다.

넷째, 6월 13일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는 실험동물법을 선진화하고, 실험동물을 줄이고, 동물복지를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하여야 합니다.

2018년 4월 24일

전국동물활동가연대, 생명체학대방지포럼, 한국동물보호연합, 비글구조네트워크,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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