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치올치] 수술 부작용으로 고개가 돌아가 고통 받고 있는 반려견과 견주 앞에서 웃은 동물병원 원장.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고개가 돌아가는 부작용으로 장애를 갖게 된 반려견 여름이(말티즈, 여, 5살)의 견주 A씨와 중학생 딸은 오늘도 여름이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찢어진다.

사진=제보자 A씨 제공(이하)

작년 6월 A씨는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동물병원에 여름이의 귀 염증 치료차 내원했다.

동물병원 원장 B씨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라며 여름이의 귀 수술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틀 뒤에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겨 다시 내원했고 7월까지 20일이 넘는 기간동안 A씨는 매일 여름이를 안고 아침, 저녁으로 방문해 2대씩 하루에 4대의 주사를 맞춰야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하지만 여름이가 평소와 다르게 물을 많이 먹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 결국 쓰러져 다급히 병원을 방문했고, 피검사 결과 간수치가 1000이 넘어 측정이 불가능해 C동물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당시 C동물병원 수의사는 그동안 스테로이드계 주사를 맞은 것 같다”며 “그 주사의 부작용이 물을 많이 먹는 것이다. 간수치가 높은 것도 그동안 스테로이드계 주사를 계속 맞아 무리가 간 것 같다. 고개가 돌아간 장애는 평생 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원장 B씨에게 진료내용을 달라고 했지만 B씨는 “마침 그 날 오전에 컴퓨터를 교체해 진료내용이 날아갔다”고 말했다. A씨가 그럼 손으로라도 적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끝내 원장은 적어주지 않았다.

A씨와 여름이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열흘 정도 진료를 받았지만 고개는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계단조차 오르내리지 못했다.

A씨는 “수술 부위 염증이 덧나자 그것의 치료에만 집중해서 귀 염증을 방치했고, 주사제를 너무 강하게 사용해 간이 망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의사는 일주일이면 되는 간단한 수술로 말티즈의 고질병인 귀염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으며, 수술 뒤에 한달 동안 매일 4대씩 맞은 주사가 스테로이드계 주사인 것도 얘기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의 위험성을 전혀 설명하지 않은데다가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는 스테로이드계 주사를 견주에게 말도 없이 계속 놓았다는 것은 명백히 의료과실이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자신이 진료하던 강아지가 평생 장애가 남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중에도 원장은 내내 웃으며 이야기를 했고, 이에 A씨가 “어떻게 미소를 지을 수가 있느냐”고 하자 원장 B씨는 자기는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말해 A씨의 분통을 터뜨렸다.

‘올치올치’에서 원장 B씨의 입장을 들어봤다.

기자 : A씨가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해 전혀 설명도 없으셨고,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쓰셨다고 주장하는데..

원장 : 아이들(강아지)을 치료하다 보면 최대한으로 노력해도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중이염이 심해져 다른 병원(C동물병원)으로 옮겼는데 그 쪽의 수의사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썼다고 해 견주 분을 혼동에 빠뜨린 것이죠.

기자 :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주사 4대를 맞추셨던데, 어떤 주사였나요?

원장 : 항생제 주사인 세포탁심(cefotaxime)과 아미카신(amikacin) 2개를 안전한 범위내에서 주사를 한 겁니다.

기자 : 이 항생제 주사제는 스테로이드가 전혀 없는 주사제인가요?

원장 : 네, 없습니다. 그냥 항생제입니다.

하지만 기자와 통화한 원장의 말은 거짓이었다.

제보자 A씨는 의료과실을 따지기 위해 작년 11월 소송을 시작했고, ‘올치올치’가 입수한 원장 B씨의 변호인이 제출한 답변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답변서에는 “원고는 강아지에게 고름이 계속해서 나온다고 하여 내원하였고, 이에 피고는 항생제로는 염증 치료가 어렵다고 보고 주사(스테로이드계)를 처방하였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원고 : A씨, 피고 : 원장B씨)

기자 : 그런데 아픈 강아지와 보호자 앞에서 ‘하하하’ 소리를 내며 웃으셨다는데..

원장 : 제가 원래 웃는 상이에요~ 인상이 험악해서 손님들이 무서워할까봐 항상 웃고 다녀요.

이 밖에 여러가지 쟁점 사항들을 가지고 A씨와 B씨는 법적으로 다투고 있다. 당초 6월 예정이었던 조정기일도 연기됐다.

A씨는 “보상은 중요한게 아니다. 수술 부작용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가족들과 여름이를 보고서라도 진심으로 사과 한 마디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과실을 증명하는게 쉽지 않다. 비록 소송에 지더라도 무책임한 수의사를 판사 앞에 서게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릴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이번 일을 겪으며 수의사법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고의로 반려동물을 아프게 하지 않는 한 형사소송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진료기록조차 수의사가 자진 발급해주지 않으면 반려동물 보호자는 진료기록을 발급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반려동물은 가족이다. 이제 법적으로도 반려동물의 지위가 더 이상 ‘물건’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것을 인정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여름이의 건강상태는 처음보다 호전되었지만 이로 인해 A씨와 가족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오랜 시간이 걸려야 아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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