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수’에게 유기견 넘긴 동물병원 원장 “어차피 내가 죽일 개들인데”

[올치올치] 광양시의 한 동물병원이 유기견들을 개장수에 넘기다 적발됐다.

13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12일 오후 4시께 광양읍 한 동물병원이 보호하던 유기견 5마리를 개농장에 분양하다 행인 신고로 적발됐다. 이 동물병원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동물보호센터 운영을 위탁받은 곳이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동물병원 앞에 차를 댄 남성은 병원 안에서 유기견들을 빼내어 분주히 개들을 옮기고 있었다. 개장수들이 쓰는 밧줄 하나로 유기견들을 묶고 집어 던지며 거칠게 다뤘고, 이동식 철망 안에 무려 5마리를 쑤셔 넣는 장면이 블랙박스에 찍혔다.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제공

이 장면을 이상하게 여긴 제보자가 항의를 했지만 차주는 묵묵부답이고 동물병원 원장에게 항의하자 원장은 “어차피 공고기간 지나 내가 죽일 개들 개농장으로 보내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퉁명스럽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보자는 광양시에 즉각 신고했고, 광양시 공무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유기견들은 밧줄에 묶여 동물병원 앞 자동차 화물칸 철창 속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공무원들이 조사한 결과, 동물병원은 공고 기간인 10일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유기견들을 안락사 시키게 되어 있는데 이곳은 개인에게 분양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공고 기간이 지나지도 않은 유기견들을 넘기기도 했다. 유기견들을 분양받은 사람은 개농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물병원 측은 “본인이 키우겠다고 해서 준 것이다”며 “개장수인 줄 몰랐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과정에서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광양시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개농장에 유기견을 분양한 처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해당 병원이 2006년부터 위탁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를 현장에서 폐쇄 조처했다.

또, 개농장으로 넘어갈 뻔한 유기견 5마리를 포함해 강아지 17마리, 고양이 2마리는 다른 동물보호센터로 분산 이송됐다.

케어는 13일 유기견을 개농장에 팔아넘긴 동물병원을 규탄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묻지마 입양, 묻지마 처리 된 동물들을 확인하고 강력히 본 사건을 대응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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