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될 뻔한 백구 ‘똘이’…올가미에 목 깊게 패여

[올치올치] 동물권단체 케어가 올가미에 목이 심하게 패인 백구 한 마리를 구조한 사연이 알려졌다.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제공(이하)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제공(이하)

케어에 따르면 한파가 심했던 지난 1월 “개가 올가미에 걸려 목이 반쯤 잘린 거 같아요!”란 긴급한 제보를 받는다.

제보자는 경기도 양주시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쇠줄 올가미에 걸린 백구 한 마리가 매우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돌아다니고 있으며, 쇠줄 올가미가 목을 파고들어 피부가 벌겋게 벗겨져 있어 구조가 시급해 보인다는 내용의 제보를 했다.

올가미에 걸린 백구는 2년 전부터 동네 야산에 살며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으며 살던 개였다. 사람을 경계하던 처음과 달리 마음을 열기 시작한 백구는 언제부턴가 아들 백구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네 주민 몇몇이 백구 부자를 잡아먹기 위해 야산 길목에 올가미를 놓았고 결국 아빠 백구가 올가미에 걸려들었다.

천신만고 끝에 도망쳤지만 아빠 백구가 발버둥칠수록 목에 끼인 쇠줄이 조여들면서 피부 속으로 파고들었다. ‘꺼엉..꺼엉…’ 신음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워하는 아빠 백구를 위해 아들 백구는 연약한 이빨로 올가미를 물어뜯고 목덜미 피고름을 일일이 핥아냈다. 그리고 마을로 내려와 먹이를 물어 나르며 아빠 백구를 보살피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은 아빠 백구를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아들 백구의 정성에 ‘사람보다 백배 낫다’며 안쓰러워했다.

케어 구조대는 백구 부자 구조작전에 신중을 기했다. 작전이 실패할 경우 백구 부자가 산속 깊이 숨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조대는 아들 백구가 자주 가는 동네 식당 앞에 포획틀을 설치하고 안에 고기를 넣어둔 후, 식당 주인 아주머니는 아들 백구를 불러들였다. “아가야, 아가야~밥 먹자!”라고 평소처럼 크게 부르자 아들 백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들백구가 포획틀을 보자 쏜살같이 산으로 달아나면서 첫 번째 구조는 실패.

이튿날 케어 구조대는 야산으로 들어가 다시 포획틀을 설치했다. 한참을 기다리자 아들 백구와 함께 목에 올가미가 끼인 채 휘청거리며 걷는 아빠 백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배가 고팠는지 백구 부자는 경계를 풀고 천천히 포획틀 속의 고기와 사료 앞으로 다가왔고, 그 순간 포획틀 문이 닫히며 백구 부자는 무사히 구조됐다.

가까스로 구조에 성공했지만 기쁨도 잠시, 케어 협력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백구의 목 상태는 절망적이었다.

목을 조이고 있던 쇠줄이 살을 너무 깊게 파고 들어가 기도가 거의 드러날 정도였고 상처를 따라 염증과 고름이 사방으로 퍼져 있었다. 수의사는 “이 상태로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네요. 조금만 늦었어도..”라며 안타까워했지만 그나마 아들 백구가 상처를 핥아준 덕분에 감염이 많이 퍼지지 않아 희망이 남아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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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는 이름도 없는 아빠 백구에게 ‘똘이’, 아들 백구는 ‘양돌이’라고 이름 지어줬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똘이는 영양 공급과 염증을 집중적으로 치료한 후 올가미로 찢긴 목의 피부 봉합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어린 양돌이도 아빠 똘이를 위해 올가미를 물어뜯고 피고름을 핥아내느라 입안이 찢기고 헐어 있는 상태, 야산 생활로 인해 생긴 옴진드기 치료도 병행할 예정이다.

사진=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똘이

사진=응급처치를 하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똘이

케어 임영기 사무국장은 “올무에 목이 메여 죽어가던 백구 부자의 사연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사연을 듣고 반드시 구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들 백구의 헌신적 노력이 아빠 백구를 살릴 수 있었다. 산에서 올무로 동물을 잡는 행위는 불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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